잔생 49
" 좋은가. "
" 넹~ "
실로 오랜만에 신령님을 찾아가는 길이다.
양심은 있는 놈인지라 가끔 신빨이 떨어져도 신령님께 서운한 맘은 없다.
내 스스로 게으르고, 노는데만 정신이 팔렸기로 그러려니 한다.
" 아직도 외박하냐. "
" 가끔.. "
" 바가지 긁지 마. "
" 그러고 있어요. "
시간이 흐르면 꿍쳐 둔 남편의 돈이 나오겠지만, 그 시간이 길어진다면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할 것이다.
" 연숙아~ "
" 넹~ "
" 이거 받아.. "
" 어머~ 이쁘다. "
이쁘게 포장된 선물을 푸는 그녀의 모습은 어린 소녀마냥 해맑기만 하다.
어제 순희의 목걸이를 사면서 연숙이 것도 챙겼다.
따지고 보면 연숙이의 주머니에서 나온게지만 지금 만나는 셋중에서 그녀만 쏙 빼는게 그래서이다.
" 잘때도 목에 걸어, 내 생각하면서.. "
" 야옹~ "
웃고 떠드는 사이 벌써 저 멀리 주차장이 보인다.
혼자 왔더라면 잡스런 생각에 지루했을 것이다.
푼수같지만 연숙이와의 동행은 편안한 휴식과 다름 없다.
" 쉬었다 가세나. "
" 넹, 뜻대로.. "
신령님께 젯상을 올리고 돌아오는 길에 그럴싸한 모텔이 눈에 띈다.
일찍 서울에 가 봐야 심심할 뿐이다
옆에 앉아 애교를 떠는 연숙이 속살의 기억이 눈에 아삼삼하다.
" 자동~ "
" 넹 ~ "
씻지도 않았건만 연숙이의 몸매가 보고 싶다.
침대 모서리에 앉아 하나하나 허물을 벗는 그녀를 지켜 본다.
언제 봐도 탄력있는 몸인지라 아랫도리에 힘이 실린다.
" 내가 피곤하단다. "
" 넹~ "
실오라기조차 없는 그녀가 눈 앞으로 오더니 바지부터 벗긴다.
이미 불끈 솟은 그 놈을 쥐더니 입으로 가져가 문다.
그리도 맛있는지 두 손으로 부여 잡고 고개마저 끄덕이는 그녀가 사랑스럽다.
" 맛있냐. "
" 우~ "
쏘시지를 물고 있기로 대답은 그녀의 입 안에서 사라진다.
숙달된 연숙이의 식탐으로 그 놈은 핏줄마저 돋는다.
" 그만 올라오거라. "
" 넹~ "
" 그래서 출근한다구? "
" 응, 며칠됐어. "
내쳐 열흘씩이나 일했기에 하루쯤 쉬고 싶었다.
애들 아빠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어찌 살아야 할지 생각을 정리하자고 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인아를 불러 집에서 간단하게 한잔 하는 중이다.
국진이 선배가 인아를 취직시켜 줬다는 얘기에 불현듯 그가 보고 싶다.
" 좋겠다,지지배. "
" 니 아들도 국진씨가 취직 시켰잖어. "
" 하긴.. "
" 니들 요즘 안 만나는것 같더라. "
" 응. "
안보면 보고싶고, 만나고 있어도 애뜻한 감정이 스며들기에 욕심은 나는 사람이다.
하지만 큰 일을 당하고 보니 그런 감정만으로 살아질지 걱정이 되는 희정이다.
" 왜, 국진씨 맘 변했어? "
" 아냐 그런거.. "
" 그럼 이유가 뭐야. "
" 내가.. 내가 자신없어서.. "
상 당한지 불과 한달여만에 새로운 인생으로 바꾼다는게 겁이 난다.
자꾸만 끌리는 마음이 일시적인지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다 큰 애들까지 있는 마당에 쉽사리 결정할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 그게 무슨 소리야. "
" 국진씨가 가게를 하라네. "
" 돈 대 준대? "
" 응. "
그 사람의 도움으로 가게까지 차린다면 그의 뜻대로 가야 할 것이다.
인생이 장난은 아닌지라 고민하고 또 숙고까지 해야 한다.
그의 따뜻한 제안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는 이유다.
" 근데 무슨 고민이야.. "
" 그러게, 고민되네. "
" 이 년이 복에 겨워 지랄이네. "
" 모르겠다, 골치 아퍼.. 콜라텍이나 가자. "
모든걸 잊고 싶은 마음이기에 인아와 땀이나 흘리는게 낫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