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생 15
" 제가 따라 드릴께요. "
" 흠~ 예의는 있구먼. "
" 술은 여자가 따라야 한다면서요. "
술을 따르면서 배시시 미소짓는 모습이 여러 남자 꼬셨지 싶다.
고기값이 비싼집으로 고연숙이를 이끌었다.
내가 내려고 해도 제가 계산하겠다며 부득부득 우길것이다.
" 건배하자구. "
" 네. "
첫잔을 꺽지도 않고 시원스레 넘기는 폼이 은근 땡긴다.
익어가는 고기 한점을 내 쪽 식사라에 얹어 주기까지 한다.
" ..근데 도사님 몇살이세요? "
" 자네보다 네살 어려. "
" 어쩐지.. "
" 왜, 누나라고 불러 줘? "
" ..그게 아니라.. "
일이기에 처음부터 일관성있게 후려잡아야 나중에 뒤탈이 없는 법이다.
몸을 섞게 되더라도 정이나마 주는 허점을 보이게 되면 죽도 밥도 안되는 까닭이다.
" 자네 운을 바꿔 줄 도사님이야, 잘 받들어 모셔, 소원성취하려면.. "
" 네에, 상관없어요 "
" 남자 몇이야.. "
맞은편에 앉아 얌전한 척 내숭을 떠는 그녀의 눈을 직시했다.
최면걸리기 쉬운 여자는 내 눈에도 그 비슷하게 읽혀지기에 진심을 알기 위해서다.
" ...지금은 없어요. "
" 믿을께, 거짓말하면 약발 떨어 져. "
" ...저기 화장실에.. "
" 다녀 와. "
고연숙이가 화잘실에 간 틈에 흥분제를 술잔에 넣었다.
암내를 풀풀 풍기는 여자라 할지라도 손아귀에 쥐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사전에 준비할것도 많고, 임기응변이 뛰어나야 모든 상황에 대처할수가 있다.
" 그 인간이 말 들을까요? "
" 당연하지, 잘못이 있는데.. "
" ..잘못.. "
주량이 그닥 쎄지 않은듯 눈이 얼추 풀어져 보인다.
" 여자있는것 같다며.. "
" 넹.. "
고양이 우는 소리마냥 혀가 꼬부라지는게 약효 때문인지, 아니면 애교가 몸에 밴 까닭인지 아리송하다.
" 아생연후살타야. "
" ..................... "
" 자네가 먼저 살아야 인생이 즐겁다구. "
" 아~ 호호.. "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는 여편네이지 싶다.
어릴때부터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기에 딸 역시 그런 제 에미를 닮았을 것이다.
" 그리되면 나한테 뭘 해 줄겐가. "
" 원하시는대로.. "
" 몸보시까지? "
" 오모나~ ...그것도 원하시면.. "
부끄러운 척 하는게지만 기실 맘 속으로는 은근한 기대를 하지 싶다.
4살이나 많은 그녀지만 잘 쳐먹고 산 때문인지 고운 얼굴이기에 음심이 솟구쳐 올라 참기 싫다.
" 말 잘 듣는 여자가 이쁜법이야. "
" 넹~ "
이 정도면 완전 맛이 갔다고 보여진다.
" 성교육 받아 볼텐가.. "
" 넹~ 호호.. "
밝히는 여자는 적나라 한 음담패설 역시 좋아하는지라 스리슬쩍 추파를 던져 본다.
" 음양화합은 예술행위야, 치성을 들여야 해. "
" 넹~ "
" 그럼 재미나게 뒹굴어보세. "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느긋하게 즐길수 있을듯 하다.
잘 차려진 밥상 앞에서 도덕따위를 읆어서야 도사 체면이 말이 아니다.
" 벗어. "
" ......................... "
침대곁에 있는 쇼파에 앉아, 엉거주춤 서 있는 그녀를 직시한다.
딴 놈들이야 제 옷을 벗겨 주었을테지만 상전처럼 받들 이유는 없다.
" 시주를 하려면 스스로 바쳐야지. "
" 넹~ "
섹스를 하기 위해 제 스스로 옷을 벗는 것도 가르쳐야 한다.
" 나머지.. "
브라와 팬티까지는 차마 벗지 못하겠는지 눈치를 살핀다.
아무런 미동없이 지켜보는 내게서 자비를 구하지 못하리란 판단이 섰는지, 몸에서 그것들을 떼어내고 부끄럽다는 듯
손바닥으로 가린다.
시간이 남아 도는 팔짜좋은 년이기에 운동다녔지 싶다.
키가 큰 희정이도 한 늘씬하는 몸이지만, 두살이나 많은 고연숙이는 오히려 뱃살 하나없이 날렵한 몸을 지녔다.
" 벗겨. "
그런 그녀에게 다가 간다면 내 쪽에서 옷을 벗긴 것과 다를바 없는지라, 일관성있게 다구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벗은 옷을 다시 줏어 입을수 있는 상황은 아닌지라, 잠시 망설이던 그녀가 곁으로 다가 와서는 윗 옷부터 차근차근
벗기더니 벨트를 풀고 지퍼까지 내린다.
" 어때, 쓸만한가. "
" ..이뻐요. "
이미 분기탱천한 아랫도리가 그녀의 눈 앞에서 꺼덕인다.
탐스런 장난감이 생긴듯 쳐다보는 눈빛이 반짝이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