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생각없어

아무생각없어 3

바라쿠다 2011. 10. 21. 03:00

수정이년의 하소연을 들어 주는것도 짜증이 난다.     타고 난 성격 자체가 자신의 안녕만을 위해 남한테 들이대는 년이다.

지 못된 성격은 지 남편이 받아 줘야지 내가 받아줄 일이 아닌것이다.    

더군다나 오빠가 연락하라며 언질까지 줬는데, 그 인간 역시 바람둥이인지라 잠깐만 한눈 팔면 또 어디론가 샐지도 모를

일이다.      

내 것이 아닌지라 그 인간이 옆길로 새기 전에 단속을 해야만 한다.

" 이년아, 이제 그만 쳐 마시고 집에나 들어가.   누가 초상을 치렀나, 청승을 떨고 지랄이야.. "

일어서기 싫어하는 수정이를 억지로 떠밀어 보내고는 핸폰을 했다.       오빠네 집 근처에서 한잔하잔다.

 

" 진짜 아지트네. 호호..  술집 이름이 너무 멋지다. "      

십여평 정도 돼 보이는 자그만 카페지만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그럴듯 하다.

" 그 인간이 일찍 일어날 인간이 아닌데, 욕 봤다.. "     

술잔을 가져온 마담이 주방쪽으로 사라지자, 테이블 밑으로 내 무릎위에 발을 얹어 놓으며 오빠가 웃는다.

" 니가 먼저 시작했잖어..  난 빚지곤 못살어. 후후.. "

" 에이 ~ 오빠, 장난 그만하고 통장이나 찍어봐.   수정이년이 밴댕이 삐졌다고 징징대길래,, 용돈 좀 보내주라고 코치

했걸랑..  그 짠순이가 얼마나 보냈는지 궁금하네.. "

" 뻔하지, 뭐..  애들 용돈 주는것도 아니고 얼마나 치사한데,  내가 돈벌러 다니든지 해야지. "

" 그건 아니지,솔직이 오빠가 무슨 돈을 버냐?   괜히 사업합네 다니면서 까 먹지나 마셔. "

" 사는게 재미없다,  이제는 딸년까지 몇푼 주는걸로 얼마나 유세를 떠는지.. "

" 두분이서 애인인가 보네~ 너무 잘 어울려요.. "      

주인인 듯한 여자가 안주를 내오며 아는척을 한다.    혹시 둘 사이도 그런 사이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이쁘기도 하지만 나보다 어려 보인다.     워낙 껄떡거리는 체질이라 믿을수가 없다.

" 애인이라기 보다는 같이 살게 될지도 몰라. "       

농담인줄은 알지만 생각도 없이 지껄이는 인간이다.

" 조금있다 딸이 온다더니 소개 시킬건가 보네요. "     

주인여자가 진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나저나 딸이 온다는건 또 무슨 얘긴지,  하여간 대책없는 짓을 하는건

전매특허를 낼만큼 황당하다.

" 초희여사~  남의 사생활에 신경끄고 맥주나 가져오시죠.후후.. "

" 딸이 온다는건 무슨 얘긴데, 내가 같이 있어도 되는거야? "

" 니가 왜 겁을 내고 그러냐, 지 친구애인 꼬셔 따 먹을땐 겁도 없드니..  괜찮아, 안그래도 저도 시집가려면 홀애비인

애비 짝을 찾아줘야 맘이 가볍겠지.. "

" 그러다 딸애가 진짜로 자기 아빠하고 합칠 사람이라고 오해하면 어쩔려구.. "

" 합치면 되지, 뭘 걱정이야.후후..    더군다나 니 남편이 한달에 한번 밖에 안 온다며,   니 신랑이 없을땐 내가 대신

신랑하면 되잖어. "

" 오빠는 딸애한테 그런식으로 농담이 나오니,  진짜 대책없다. "

" 왜 싫어?  싫으면 말고.후후..   내가 원래 아무 생각없이 살잖어. "

 

그 시간 수정이는 집에서 남편과 저녁을 먹는중이다.

" 우리 마님께서 웬일로 이렇게 일찍 들어오셨대,  애인께서 시간이 없나보지.. 후후.. "

" 흰소리 그만하고 밥이나 먹어,  그나마 챙겨줄때 고마워 해야지..  참고있는 사람 열받게 하지말고. "

통장에 백만원씩이나 찔러 주고서도 오빠한테 팽 당해서 속이 터져 죽겠는데,  바람피다 걸린 주제에 느물거리는

남편이 웬수같아 보인다.

" 그나저나 웬 손목시계야?  오랜만에 당신한테 선물을 받아서 그런지 오늘따라 섹시하게 보이네.. "

" 괜히 헛물 켜지마,  아는친구가 쥬얼리를 오픈해서 하나 팔아준거니까,  당신이 이뻐서 그러는줄 아니.."

" 그러지 말고 오랜만인데 술이나 한잔하자구,  할 얘기도 있는데.. "

무슨 할말이 있다는 건지,  안 그래도 일진이 별로여서 술한잔 했으면 하던 차라 걍 저녁상에 소주를 꺼내왔다.

" 자, 첫잔이니까 건배나 하자구.. "       

자기 혼자 소주잔을 부딪치더니 단숨에 털어넣는다.

" 다름이 아니고 회사에서 상장을 하게 돼서 동업자들끼리 주식을 나눠 갖기로 했어,  아마 꽤 될거야. "

분명히 나쁜소식은 아니다.     남편이 사업한다고 그동안 친정에서 끌어다 쓴 돈이, 얼추 집한채 값은 될거다. 

" 그게 돈으로 따지면 얼마나 되는데.. "      

일단 돈을 준다니까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 글쎄,  그냥 놔두면 더 오르겠지만 당장은 한 2억쯤 될거야. "

" 그래봐야  당신이 가져간 돈에 비하면 어림도 없네,  큰소리는.. "

" 차츰 좋아지겠지,  그래서 하는 얘긴데 우리 그만 화해합시다.   애들 보기도 그렇고.. "

" 하이구~ 애들한테 창피한건 알고 사네,  그런 인간이 젊은년한테 살림을 차려줬니? "     

" 미안해..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이제 그만 용서하고 예전처럼 살아보자구.. "

" 용서같은 소리 하네..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머리에 피가 꺼꾸로 솟구치누만.. "    

하지만 2억이나 준다니까 당분간은 참아야 할까 보다.      안 그래도 오빠가 차가 낡았다고 징징대고 있으니..

" 그리고 주식이 상장되면 당분간 중국으로 들어가야 되거든..   맘이 편해야 중국에 가서도 열심히 돈벌지,  당신이

용서를 해줘야 모든걸 잊고 일에 매달릴수 있다구.. "

" 얼씨구~ 중국에 가면,  집에서 새는 바가지 오죽할까..   옆에서 감시하는 사람도 없는데 얼씨구,절씨구 하겠지."

" 이 사람아..  한번 실수했는데 또 그러겠나, 나도 양심이 있지. "

어찌보면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      옆에서 얼굴을 볼때마다 속이 뒤집어 졌는데,  편하게 지낼수도 있지 싶다.

 

" 아빠 친구다, 인사해라..   한참 꼬시는 중인데 넘어오지 않으려고 기를 쓰네.. "

" 안녕하세요, 정인이에요..   아빠가 자리를 옮겨 앉아요. "      

머리를 숙여 인사하는데 요즘 애들처럼 참하게 생겼다.

" 반가워요, 이쁘게 생겼네.. "     

그가 내 옆으로 옮겨 앉고 그 자리에 딸이 앉는다.

" 주인양반~  우리 천사 오셨는데, 키핑해 놓은거 가져와야지.. "

" 아빠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시네요.호호..  저도 맘에 들구요. "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 보인다.     자세히 보니 눈매에 총기가 있어보이고,  말하는 투나 앉아있는 폼새도

제대로 교육받은 모양새다.

" 니가 보기에도 이쁘냐,  나 혼자 느낀게 아니네..   오늘부터 열심히 들이대야지.흐흐.. "

" 오빠 왜 그래, 딸아이 앞에서..  체통 좀 지켜라.. "      

딸아이가 나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미소를 짓는다.

" 두분이서 만난지 얼마 안 됐죠? 호호..   오래된 연인인줄 알고 깜빡 속았네.. "

딸아이가 어찌 알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냥저냥 분위기나 맞춰주다 가고자 했건만, 의외의 반응이다.

" 저기..  아빠 친구니까 이모라고 부를께요..    이모가 놀라신 모양인데,  아빠가 엉뚱하고 대책없다고 생각하시죠..

아빠는 그런 사람 아녜요..    그냥, 대책없이 보이려고 노력할 뿐이죠.   제가 딸이래서가 아니라 우리 아빠처럼 생각이

깊은 사람도 드물어요.    다만 본인 능력이 없어 여자를 호강시켜 줄 형편이 못되니까,  생각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을

했을거구요..   아마 이모한테도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자신에게 시집오라고 하기 미안했을걸요? "

" .................. " 

" 두분이 만난지 오래 됐다면 이모가 아빠의 장점을 알고 있을텐데.호호.. "

까맣게 모르는 일이었다.       가끔 만나 술잔을 기울였지만, 나사가 빠진 룸펜이라고 가볍게 봤을 뿐이다.

" 혹시,아시나요?  아빠가 여자를 보여준건 오늘이 처음이에요. "

" 어이~ 건달..  너 오늘 말이 많네,  아까 아빠한테 할 얘기 있다고 했잖어. "    

~하여간에 인간하고는, 지 딸한테 건달? ~

" 내일 부산 내려가잖어..  만약에 그쪽에서 원하면 부산에서 지내야 하는데 아빠 혼자 식사를 챙기는 것도 그렇고.. "

" 별 걱정을 다하네, 이년아~ 그렇게 걱정되면 용돈이나 팍팍 밀어주던가,  고양이 쥐 생각 하고있네.. "

" 하여간 오빠는 말투가 왜 그래, 딸한테..   말 좀 이쁘게 해라. "

" 이모는 아직 적응이 안돼서 그래요.호호..  아빠는 좋아하는 사람한테 늘 저런식이에요.  그치만 그 말투가 정감이

있어요.   나도 세뇌당해서 그런지 점잖게 얘기하면 서운하던데.."

" 시끄러~ 니 앞가림이나 잘해, 아빠 연애사업 하는데 나서지 말고..   미진아~ 너는 반찬이나 해서 날라라. "

 

오빠의 딸과 헤어지고는,  집에 바래다 준다는 핑계를 대고서 우리집까지 같이왔다.

" 오빠는 별볼일 없는데 딸 하나는 잘 키웠더라,  얘가 야무지면서도 성격이 밝아서 좋던데.. "

" 앞으로는 오빠라고 하지말고 자기라고 불러..   신랑한테 오빠가 뭐야,오빠가.. "

" 이제 만난지 이틀째구만, 벌써 신랑행세를 하는거야?  번개불에 콩 볶아 먹겠네요. "

" 난 이미 결정했어.  그 전부터 너를 유심히 봤는데, 수정이 친구라서 참고 있었을 뿐이야..   그러던 중에 니가 먼저

나한테 들이댔잖아.   더군다나 오래전부터 애 아빠랑은 별거하는 거라며..    너는 지금부터 합치는걸 전제로 나를 지켜봐.

니가 아니라고 하면 미련없이 물러날께..   가끔 밑반찬이나 해서 우리집으로 가져와. "

아닌밤에 홍두깨라더니 사람을 황당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런데도 그의 말이 날 좋아 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어제 마시던 잭다니엘을 꺼내고,  치즈와 아몬드 땅콩을 가져왔다.      거실조명을 조절하고 그의 옆에 앉았다.

" 내 잔에는 얼음 넣지마라, 걍 스트레이트로 할란다. "        벌써부터 말투가 지 마누라 대하듯 한다.

" 오빠~ 말투가 명령조로 바뀐거는 일부러 그러는거지.. "

" 맞어,  지금부터 넌 내꺼야.  그리고 호칭부터 바꾸라고 했을텐데.. "        

사전에 통보도 없이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     하루아침에 남편이 바뀌는 일도 있는가..      세상에 무슨 이런일이,

세계토픽감이다.

얼추 취기가 올랐는지 안방 침대로 휘적휘적 들어가 눕더니 자기 잠옷까지 사 오란다.     내 나이 마흔여섯에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나를 바라보는 눈길만으로도 흐뭇해지니, 늙으막에 주책스런 맘도 있지만 새로운 느낌으로 설레는 마음이 더

큰일이다.

" 미진아 ~ 너 먹고싶다. "     

이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그가 던지는 말에 잠시 눈을 마주봤다.

" 너를 마시고 싶다고..  벗어봐, 몽땅.. "       

하고 싶으면 지가 벗길것이지,  속으로만 되 뇌일뿐 그의 말을 따르게 된다.

" 맞어, 바로 이거야..   울 각시가 잘 빠졌네.. "      

알몸으로 침대에 누운 나를 내려다 보며 장난스레 입맛을 다신다.

교탁에 놓인 술잔을 들어 마시더니 치즈를 조각조각 내서는 내 젖가슴과 배꼽,  둔덕위에 올려 놓더니 미소를 짓는다.

차가운 치즈의 끈적거림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그의 혀가 닿자 야릇한 느낌이 피어오른다.

둔덕위에 차려진 안주를 먹던 그가 혀를 내밀어 꽃잎을 뭉개며 내 몸을 달구기 시작한다.    이제 두번째이건만 벌써

익숙해 져 버린 내 몸이 뜨거워진다.     내 가랑이 사이에 머리를 파묻은 그의 애무가 구석구석을 부셔버린다.

도저히 버텨낼수가 없다.     그냥 녹아내릴것 같은 불안함이 나를 초조하게 만든다.

" 아 ~~~~ 자 ~기 ~야 ~~ 아 ~~~~~ 빨 ~리 ~~ "

못된 인간이다.    내 몸이 녹아 내리는데도 올라와서 불을 꺼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의 머리카락을 쥐어 뜯었다.

서둘지도 않고 느긋하게 움직이는 그 인간이 밉다.    한참을 애 태우던 그의 거시기가 밀고 들어와 그곳을 채워온다.

" 아 ~~~~~ 미~워 ~~ 하 ~~~~~ 빨 ~리 ~~~ "

뜨거운 그의 물건이 이제사 내 속을 달래며 찔러대 온다.     근질거리던 그 곳이 다시금 불덩어리처럼 뜨거워진다.

" 하 ~~~~ 여 ~보 ~야 ~~ 아 ~~~~~ 악 ~~~ "

아무것도 생각할수가 없다.    산산이 부서져 버린 몸뚱아리를 추스릴 기운 역시 없다.   

그저 아득해 짐에 모든것을 놔 버려야만 했다.